“그 눈만.. 안닮았어도...” 얼굴의 반을 붕대로 감은 연주가 눈물로 범벅이 된 지훈을 보며 처음 한 얘기였다. 불행의 시작이었다.중2의 지훈은 우연히 오른 축제 무대에서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공부를 해서 성적이 오르고, 게임 레벨이 오르는 것보다 더 큰 쾌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때부터 지훈은 혼자서 춤 연습을 하고, 댄스 동아리에 들어가 연습을 시...
다니엘이 생각하던 옹성우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친해질수록 옹성우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 그리고 ‘챙겨줘야 하는 사람’으로 변해갔다.“아~ 성우형! 외박 좀 고마해라!”“졸리죠? 여기 커피.”“천천히 먹어요 좀. 그러다 또 체한다.”점점 사소한 잔소리가 늘어갔다. 그리고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도 늘어갔다. 성우는 그럴때마다 활짝 웃어줬는데...
“저기.. 여기 쿠키 굽는 사람이 박지훈..맞나요?”“아. 네.”전화 연결이 이틀동안 되지 않아서 한참을 걱정하던 다니엘은 머랭쿠키를 담았던 봉투가 생각났다. 대량 납품이 아니니까.. 아마 카페 이름이 있겠지.. 빙고! 네이버 검색으로 카페를 검색하고, 강의가 끝남과 동시에 찾아갔다.“저 지훈이랑 수업 같이 듣는 형인데, 연락이 안되서요.”“카페는 어떻게 ...
달라진 다니엘의 눈빛을 가장 먼저 알아챈건 당연히 성우였다, 눈치빠른 옹성우. 다니엘이 눈이 안보일만큼 얼굴을 찡그려 웃는 모습이, 편하게 얹어지는 그 손길이, 맛있는 음식을 자신의 앞에 내미는 순간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것을 성우는 느꼈다. 그만큼 자신의 시선이 다니엘에게로 향하고 있음은 알지 못한채.성우는 혼자 잠자리에 드는 날이 조금씩 늘었다....
“우리.. 장례식장에 가야하나?”넋을 놓은 듯한 성우를 택시태워 장례식장으로 보낸 후 재환은 민현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아무래도 민현은 대충 상황을 아는 듯 해서.“...글쎄..”“아니.. 보통 이모부 돌아가셨다고.. 가는 건 아니겠지만.. 성우형이 저렇게까지 힘들어하니까..”“..나는 가긴 갈건데.. 니들은 모르겠다..”“와 형만 갈라고?”“이게.. 내...
띠띠띠.. 지훈은 머리맡의 폰을 들어 알람을 끄고 잠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새벽까지 잠을 설쳤더니 머리가 멍했지만, 대충 세수와 양치만을 하고 1층 카페로 내려갔다.익숙하게 비번과 보안을 해제하고, 카운터 안쪽으로 들어가 이것저것 재료들을 꺼냈다. 밀가루, 계란, 버터, 여러 부재료까지. 익숙하게 쿠키 반죽을 하고 미리 예열해둔 오븐에 반죽을 ...
“너 그거 듣는다며? ”개강 후에야 겨우 얼굴을 본 동기 재환은 다짜고짜 저렇게 물어왔다.“그게 뭔데?”“프랑스 영화 뭐시기.”“아.. 프랑스 영화와 문화. 근데 그거 어떻게 알았노?”“사복과 남신이랑 수학과 썬남 듣는다고 난리 났더라. 대숲에.”복학하고 나서 내가 청력이 많이 떨어진건가.. 남신은 뭐고, 수학과 썬남은 또 뭔가... 하는 표정으로 그저 재...
재환과 민현의 동거 시작과 개강을 맞이해서 그날도 민현의 집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그날은 술은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았지만, 모두 한껏 텐션이 올랐던 날이었다. 그 기분은 전화 한통으로 무너졌지만.“어.. 어 누나 웬일.....”성우에게 걸려온 전화 한통이었다.◈◈◈아주 오랜만이었다. 아마 이모의 장례식 이후엔 처음인 듯 했다. 그리고 이모부가 먼저 ...
재환은 유월이 싫었다. 재환 인생의 수많은 사건, 사고들은 모두 짠듯 유월에 일어났으니까.12살 유월. 아버지가 구치소에 들어갔다. 오래된 다세대의 반지하, 방2개 짜리의 집에서도 쫓겨났어야 했다. 사람만 좋던 아버지는 같이 일하던 형말만 믿고 없는 돈을 끌어모아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그 형님이란 작자는 돈을 들고 날랐고. 아버지는 그 자의...
다음날 같은 먼저 눈 뜬 건 성우였다. 성우는 가만히 누워 꺼냈던 얘기를 되새김했다. 그리고 ‘으악’하고 소리질렀다. 물론 속으로. 민현말고는 자신의 성향을 얘기한 적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민현도 어림잡아 눈치챈 거고 그래서 그냥 편히 얘기하기 시작한 것. 이렇게 대놓고 자긴 아무나 상관없다고 말한 적은 없다. 특히 이렇게 남일에 발벗고 나서는 스타...
“니엘아”다정히 누군가 자신을 부른다. 다시 꿈인가 싶어 그대로 있으니 자신의 손바닥에 따뜻한 무게가 느껴졌다. 잠에 취해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리니 한 눈에 들어오는 건 재환이다. 자신의 손바닥에 그 말랑말랑한 볼을 대고 있는 재환이. 다니엘은 환하게 웃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가장먼저 보이는 것이 자신의 오래된 연인이라니.“사랑해”그리고 아침에 가장 처...
어느 학교에나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사립명문 K대에도 그런 인물이 하나 있다. 일명 ‘썬남’. 썸남 아닌 썬남, K대 수학과 박지훈. 늘 선글라스를 쓰고 다녀서 붙은 별명이었다. 고작 그게 왜 화제가 되었냐면, 그 아래에 감춰진 눈때문이었다. 사실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모습도 웬만한 연예인 뺨은 후려칠 것처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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